정보시스템 감리법인 정규직 감리원, 감리 제안서 할당

 

정보시스템 감리법인을 규모로 분류해 보자면 3개의 메이저가 있고,
그 외 메이저와 한 가족 관계인 중소 감리법인들이 있으며, 초소형 감리법인들이 40여 개 있습니다.

이 글은, 국내 메이저 감리법인에 정규직으로 취업했을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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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시스템 감리 법인이 수익을 내려면 먼저, 정보시스템 감리 사업 수주를 해야 합니다.

 

감리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배분하는 과정은 대략 다음의 순서입니다. (대충 흐름만 보자면..)

 

발주기관이 감리사업 입찰 공고 > 감리법인이 입찰공고를 본 후, 입찰 참여 여부 결정 > 감리법인은 투입인력 공수 결정 등, 입찰 계획 수립 > 제안서 작성팀이 감리사업 제안서 작성 > 제안서 제출 > 제안 발표 > 제안 평가 > 조달청 통해서 낙찰 공고 > 감리사업 수주 성공 > 감리원들이 감리 수행 > 감리보고서 작성, 제출 > 발주기관이 감리법인에게 감리대가 지급 > 감리법인이 직원에게 월급 지급

수주를 위해서는, (수의계약도 있긴 합니다만) 누군가가 제안서를 써야 합니다.
누가?
정규직 계약한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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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직원 중에서도,
수석감리원, 감리원, 제안팀 소속 직원(비 감리원) 들이 제안서를 씁니다.

 

국내 메이저 감리법인은, 정규직 직원에게 '제안서 작성' 업무를 강제로 할당합니다.
정규직으로 지원하면 아예 입사 면접할 때, '당신도 제안서를 써야 합니다.',라고 전제 조건을 달고 시작합니다.

제안서 작성을 강제로 할당하면 당연히 저항이 있기 마련이죠.
그래서 어떤 감리법인은, 제안서 작성만 전담하는 [제안팀]을 따로 만들기도 합니다.
또 어떤 감리법인은 [제안팀] 사람들에게 중요한 감리사업 제안서 작성을 몰아줍니다.
그런 곳은, 감리도 해야 하고, 중요사업 감리제안서 작성에도 공을 들여야 해서, 워라밸은 안드로메다로 갑니다.

제안서를 작성하기 싫다면, '2주 실적 보장제' 같은 방식으로 계약하기도 합니다.(소득은 더 줄어들겠지만).
여러분에게 (제안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수주를 할 능력이 있다면(수의계약 같은..), 그 능력을 활용하면 됩니다. 
그런 능력이 있다면 제안서를 안 쓸 수도 있(고 더 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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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보너스

작성한 제안서가 좋은 평가를 받아서 > 감리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수주 건당 20 ~ 30만 원 전후로 보너스를 지급합니다.

 

제안서 보너스를 많이 받고 싶다면, 제안서를 엄청나게 많이 써서 수주 가능성을 높이거나,
제안서 내용을 잘 써서 수주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많이 쓰고 잘 쓰려면, 각자 개인 여가 시간은 더더더 줄어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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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보너스의 단점

단점 1. 워라밸이 어디로 갔나

정규직으로 계약했다면, 제안서 강제 할당 때문에 워라밸이 자꾸만 꼬일 겁니다.

 

감리 수행 중이 아니라면, (근무시간 중에 제안서를 작성하면 되니까) 그래도 여유가 있습니다.
문제는, 감리 수행기간 중에도 제안서 작성을 시킨다는 점이죠.
그런 경우, 주간에는 감리를 수행하고 퇴근 후에 개인 시간을 투자해서 제안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평일 저녁 시간만으로 부족하면, 토요일 일요일에도 사무실에 출근해서 제안서를 써야 합니다. (응??)

 

요즘 현업에서도 안 하는 야근을,
감리법인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면 신나게 열심히 하게 될 겁니다.

 

당신이 입사한 감리법인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 작은 규모의 감리사업 제안서를, 더 자주, 더 많이 쓰게 됩니다. 10억짜리 한 개 쓸 것인가 vs 1억짜리 10개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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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2. 보너스 금액은 왜 항상 이모양인가

주 사업 금액이 클수록, 수주 성공 시 제안서 보너스 금액도 커집니다.. 만,
단, 무한정 커지지는 않습니다.

 

제안서 작성자의 노력으로 큰 사업을 수주한다 해도,
제안서 작성자에게는 (사업 금액과 비례하지 않는) 아주 조금의 보너스를 나눠 줍니다.
수주 성과의 나머지 대부분을 감리법인이 공짜로 가져가죠.

 

구체적으로..

1) 보너스 금액 상한선을, 전체 사업 금액의 3-5% 정도로 제한을 걸어놓습니다.
2) 사업금액이 크면 클수록, 보너스 상한선을 더더더 낮은 퍼센트로 낮춥니다. (2-3%)
3) 사업 금액이 크면, 제안서 투입 인원도 많아집니다. 나눠먹을 사람이 많아지니, 한 명에게 돌아가는 몫이 무한정 커지지 않습니다.
4) (정말 웃긴 경우가 있는데.. 이 얘길 해야 하나..,, 안 하는 편이 좋겠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차라리 2주 실적 보장제로 일하고, 남는 시간에 투잡을 하는 편이 나을 수 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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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3. 점입가경

예전에 감리 법인 중에 어떤 곳은,
수주 실패 시 제안서 작성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제안서 내용/품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수주 실패한 것이 아니냐'라는 것이지요.

사실, 수주 성공/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에, 제안서 품질만 탓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선행사업 감리 수행 여부, 투입인력 공수, 투입 인력들의 유사사업 감리 수행여부, 제안서 발표와 Q&A 수준.
이런 부분이 부족하면 (제안서 품질이 높다 하더라도) 수주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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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제안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과도한 인력 낭비를 해야 하나..? 어차피 감리 시장 파이는 커져 가고 있고,
연말이 다가오면 감리법인끼리 돌려먹고 나눠먹는 판이거든요.
이 사업 뺏기면 다른 사업 내가 가져오게 되어 있습니다.

수주 욕심이 너무 과해서 제안서 작성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그런 감리법인은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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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제안서 작성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최소화하고,
수주 성공의 이익은 최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수주 실패는 곧 제안서 작성 인건비가 매몰됨을 의미합니다.

우리 위험관리 항목에서 배워서 잘 알죠.
'회전완수', 회피/전가/완화/수용

 

감리법인은, '제안서 작성에 투입되었을 인건비 손실' 위험을, (만만한) 당신에게 '전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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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감리사업 제안서도 몇 번 써 보면, 금방 잘 써집니다.
다만, 그 감리 제안서라는 게.. 요즘 IT 흐름에도 안 맞고, 재미없고, 글자가 빽빽한, 20년 전 스타일이라는 것이 문제일 뿐.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불친절한 감리사업 제안서를
당신도 잘 쓰게 될 겁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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